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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의 성장일지 6편
    나의 성장일기 2022. 11. 29.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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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의 성장일지 5편

    나의 성장일지 4편 나의 성장일지 3편 나의 성장일지 2편 나의 성장일지 1편 나는 국내 대기업 중 한 곳의 IDC에서 7년째 근무하는 하드웨어 엔지니어다. 내가 이 회사에서 겪었던 경험들을 자전적

    b-story.tistory.com

     

    다행히 나의 생각이 바뀌는 것에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개발에 허영심이 커져 가던 때 좋은 기회로 개발자 오픈 채팅방에 들어가게 되었다.

    그곳에서 나는 맘이 맞는 친구들을 여럿 구할 수 있었고, 그 친구들과 오프라인 모임을 가지면서부터 내 생각은 바뀌었다.

    대부분이 현업자였던 그룹에서 유일하게 비 개발직인 나와 그들의 차이는 생각보다 컸다.


    언젠가부터는 그 격차를 줄이기 위해 공부를 더 했던 것 같다.


    현업자들과 의견을 나누면서 발견한 가장 큰 문제는 프로세스의 부재였다.

    서비스는 기능만 구현하면 끝날 것이라는 내 생각과는 많이 달랐다.


    설계부터 필요한 문서, 구조, 개발 방법, 유지보수를 위한 다양한 솔루션까지 연속적인 업무였다.

    나는 너무 쉽게 생각했었다.


    며칠 동안 팀의 개발 방향에 대해 생각하게 되었고, 결론적으로 지금 당장 필요한 것은 개발 프로세스의 정립이라고 생각했다.

    이 무렵 팀에서 개발을 하겠다는 사람들이 왕왕 생겼다.

    그 인원들을 통솔할 팀장급 멤버가 추가되어 우리는 TF로 묶이게 되었다.

    나는 그곳에서 가장 먼저 가장 크게 개발 프로세스의 정립을 이야기했다.


    하지만 내가 생각하는 것과 모두가 생각하는 것이 일치하는 것은 꽤나 어려운 일이었다.

    TF의 입장에서는 당장 서비스를 만들고 배포하는 것이 더 중요했다.


    개발의 효율성을 위해 다양한 서비스들이 다양한 언어로 개발되었다.

    그 당시 아이디어를 가진 사람들이 본인들이 원하는 언어로 개발을 시작하였다.

    PHP, Spring, Django, NEST 등이 사용되기 시작하였고, 그들은 나처럼 선택에 이유가 없었다.


    여전히 프로세스에 통일성이 없었고 중구난방으로 팀을 만들어 개발을 진행하고, 해체하고를 반복하였다.


    그런 시기가 이 년 정도 지속되자 GitHub에는 수십 개의 레포가 쌓였고, 일 년 이상 관리되지 않는 레포도 허다했다.

    그때까지도 나는 마음먹은 것을 현실화해내지 못하고 있었다.

    레포가 망가져 가는 모습을 보면 도저히 나 혼자 프로세스를 바꿀 수 있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다.

    모두에게 유지보수와 문서화, 코드 컨벤션에 대해 이해시키고 필요성을 느끼게 하는 과정은 정말 괴랄할 정도로 어려웠다.

    하지만 꼭 필요한 과정이었고, 모두가 알아야 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 과정은 실패했다.

    아직도 우리의 레포는 관리가 안되고 있고, 열 개의 프로젝트가 열 개의 룰을 가지고 있다.


    결과와 상관없이 나는 내 최선을 다 했다.

    아이디어 제안과 구체화, 아이디어 공유와 프로젝트 구조, 컨벤션 그리고 배포 방법을 제안한 29장짜리 PPT를 만들었다.

    PPT를 공유하는 날 십 년 묵은 체증이 내려가는 느낌을 받았다.


    드라마처럼 사람들이 나에게 박수를 쳐주진 않았다.

    오히려 이런 것들을 다 지키면 어떻게 개발을 하냐고 핀잔을 듣기도 하였다.

    나중에라도 나처럼 개발을 입문하는 누군가가 이 PPT를 보면서 조금이라도 도움을 받았으면 하는 마음으로 만들었다.

    그리고 나는 이 PPT를 만든 것이 회사를 다니면서 제일 잘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그 문서를 만들면서 개발에 대한 생각이 많이 바뀌었다. (조금은 발전했다고 생각하고 싶다.)

    어쩌면 코드를 작성하는 것은 개발에서 가장 작은 부분이라고 느끼게 되었다.


    설계가 완벽하면 코드는 그저 결정된 것을 그 언어로 옮겨 적는 일이었고, 유지보수의 편의를 위해 고려해야 할 것들이 훨씬 많았다.

    이 생각은 여전히 나에겐 유효하다.


    그 생각을 가지고 나의 서비스들을 다시 찬찬히 돌아보았다.



    똥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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