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성장일지 8편
막막했다.
경험이 없었다.
내가 가지고 있는 지식은 경험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레퍼런스를 통해서 간접적인 경험을 얻은 것뿐이었다.
당장에 어떻게 하겠다는 목적과 목표는 있었지만 그것을 실현하기 위한 경험이 너무 부족했다.
큰 프로젝트를 경험한 적도 없었고 그런 경험을 나눠줄 수 있는 사수도 없다는 사실이 원망스러웠다.
경험을 얻어야만 했다.
단순히 생각했을 때 내가 누군가의 개발 경험을 얻기 위해서는 강의를 수강하는 것이 제일 빠르다고 생각했다.
이 또한 간접적인 경험이지만 다른 방법보다는 낫다고 생각했다.
프로젝트 위주의 강의를 몇 개 보다 보니 어느 정도 감이 잡혔다.
어떻게 써야 하는지에 대해서도 알게 되었지만 왜 써야하는지에 대해서도 명확해졌다.
배움을 거듭하면서 든 생각은 모든 걸 적용하기에는 어렵겠다는 것이었다.
인원도 부족할뿐더러 이러한 프로젝트 구조를 적용하기 위해서는 기개발된 서비스 오너들의 의견도 취합이 필요했다.
이렇게 새로운 구조에 대해서 고민하는 기간 동안 팀 내에서 여러 명의 인원이 개발에 뛰어들기 시작하였고, 서비스는 걷잡을 수 없이 많아졌다.
와중에는 기능이 겹치는 서비스가 이해관계에 의해 중복 개발되어있었다.
팀장급 인원 중에서는 성과를 위해 TF를 쥐고 흔드는 사람도 있었다.
의미도 없는 개발은 계속되었고, 성과를 위한 개발만 지속되었다.
모든 게 맘에 들지 않았다.
내가 잘났다고는 생각하지 않았지만 왜 이렇게 까지 막무가내로 이어가는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조금만 프로세스를 가다듬고 조금만 양보를 하면 지금보다 훨씬 나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데...
단순이 백 오피스에서 벗어나서 진짜 업무를 개선하고 서버 운영에 도움이 되는 그런 개발 조직이 될 수 있는데
너무나도 아쉬웠다.
하지만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전체를 바꾸는 것이 아니었다.
전체를 바꾸기에는 나의 위치도 실력도 조금씩 부족했다.
씁쓸하지만 나의 한계를 인정해야 했다.
막막하지만 나라도 조금씩 변화를 만들어야 했다.
변화를 만들기위해 나 스스로도 조금씩 변해야했다.
나는 그렇게 오늘도 개발을 한다.
여기까지가 현재의 상태이다.
결말이 다소 어이없지만 이것이 가감없는 현실이다.
나는 정석적인 코스를 통해 성장하고있는 개발자가 아니다.
비개발 조직에서 개발을 하며 나의 기준을 잡아가고있는 사람이다.
엉망진창이지만 모든 과정이 의미가 있고 이유가 있었다.
그렇기에 느리더라도 나는 시행착오를 통해 성장하고있다.
누군가는 나의 글을 보고 비웃겠지만 나는 이렇게 일을 하고 있다.
재미없고 사내 정치에도 휘말리며 바닥부터 올라가고 있다.
비록 지금의 나는 한참 모자랄지라도, 나의 경험들이 나를 더 멀리 성장할 수 있을거라고 믿는다.
앞으로는 내가 개선해 나가는 작업과 내가 시도하는 것들에 대해 글을 쓸 예정이다.
읽어주신 모든 사람들에게 고맙고 감사하다.